사단복지법인 한국헬프에이지 조현세 대표가 '안전한 여름나기 캠페인'을 위해 7월 23일 오후 3시 강남역 지하상가로 나섰다. 조현세 대표는 "많은 노인이 냉방비를 아끼려고 선풍기를 틀지 않는다. 저소득층 독거노인은 대부분 반 지하에 사는데 장마로 인해 집에 곰팡이가 슬고 통풍이 되지 않아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고 "이런 환경에서 노인이 죽어도 사람의 왕래가 없어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헬프에이지는 저소득층 노인에게 선풍기, 돗자리, 여름이불 등 물품을 제공하고, 집에 찾아가서 도배를 해주는 활동을 한다.
한국헬프에이지는 여름에 폭염으로 죽는 노인이 많은데도 그 위험이 인식되지 않는 것에 책임을 느껴 6월부터 지속적으로 지하철역을 돌며 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 날은 한국에이지 홍보대사 방송인 이익선 씨가 캠페인에 동참했다. 방송인 이익선 씨는 10년간 아픈 부모를 병수발해 2003년에 효도부문 효령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상금 1000만 원을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에 기부했고 그 성금은 치매예방장난감을 사는데 쓰였다.
이익선 씨는 "한국헬프에이지가 1982년 설립 후, 20년 넘게 저소득 독거노인을 돕는 일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인식이 부족해 홍보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익선 씨는 "한국헬프에이지로 인해 많은 노인들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살 의욕이 없고 죽는 날만 기다리는 노인이 본인보다 몸이 아프거나 상황이 안 좋은 노인을 도우면서 의욕이 생기고 삶의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익선 홍보대사는 "노인이 스스로 노인을 돕는 것"을 한국헬프에이지의 특성으로 꼽았다.
한국헬프에이지는 서울·군산·군포·대전에서 저소득 독거노인이 스스로 운영하는 공동체인 노인참여나눔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건강한 노인이 병약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돕고, 혼자서 식사하기 어려운 노인과 같이 식사한다.
기관에서 체조를 배운 노인이 다른 노인에게 체조를 가르치고 노인 공동체가 모여 운동회를 한다. 밥상 모임, 돌봄 모임, 체조 모임, 실버 운동회라 이름 붙인 행사들은 자발적으로 진행한다. 사전에 봉사 교육과 실무 교육을 받은 노인 봉사자들에게는 봉사자증도 교부한다. 또 공동체로서 집행부도 구성해 노인 스스로 뽑은 임원이 생일잔치를 열고 경조사를 챙기는 등 회원을 관리한다. 이로 인해 노인이 자신을 사회의 부담자로 여기지 않고 사회적 기여자라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조현세 대표는 "처음엔 푸드 뱅크와 협력해 도시락을 지원하고 경로잔치를 열어드리는 것에 그쳤지만 봉사자가 돌아간 후에 노인이 여전히 소외되고 혼자 계시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노인들이 스스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그에게 국제헬프에이지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노인들이 공동체를 조직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노인참여나눔터다. 현재 4곳에서 노인참여나눔터가 운영되고 있고, 올해 10월에 3곳이 더 생긴다. 조 대표는 300개의 노인참여나눔터가 공동체의 성격으로 지역 곳곳에 세워지길 희망한다. 노인 20~30명이 한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현 상황으로 볼 때 300개의 공동체가 만들어져도 노인 1만 명도 지원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사회에는 극빈층 노인 35만과 차상위 계층 노인 30만이 혼자 살고 있어 조 대표의 마음은 여전히 바쁘기만 하다.
정기와 비정기적인 후원, 물품과 자원봉사로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도울 수 있다.
문의: 02-849-6588, www.helpage.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