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9장은 '소돔과 고모라' 멸망을 다룬 내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독인들은 소돔과 고모라 멸망 원인을 성적인 문란, 특히 동성애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해석일 뿐이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구약 성경 에스겔서에는 소돔과 고모라 멸망 원인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있다.

"네 아우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니 그와 그의 딸들에게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며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아니하며  거만하여 가증한 일을 내 앞에서 행하였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보고 곧 그들을 없이 하였느니라."(에스겔 19:49-50)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는 교만과 풍족, 태평함 때문이다. 소돔과 고모라는 아브라함이 조카 롯에게 네가 마음에 드는 땅을 택하라고 할 때, 땅에 물이 넉넉하고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을 정도로 비옥한 도시였다. 농경사회에서 이보다 더한 풍족함은 없다.

한국 교회는 소돔과 고모라가 음란죄로 멸망했다고 말하지만, 그 중심에는 풍족한 물질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넉넉하다 못해 에덴동산 같을 정도로 살기 좋은 도시였고, 물질은 흘러넘쳤다. 이것이 멸망한 이유지만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공을 지향한다. 부자가 되지 못하여 안달이 날 정도다. 성공하지 못하면 믿음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성경은 이것이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가르치지만 한국 교회는 전혀 다르게 가르치고 배우고, 스스로 그렇게 되려고 한다.

소돔과 고모라는 풍족하고 흘러 넘쳤지만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않았다. 가진 것이 어느 누구보다 많았지만 가난한 자들을 돌보거나 사랑하지 않았다. 자기 배를 채우는 일에만 겁겁할 뿐이었다.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당했다.

용산 철거민 참사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을 돌아보지는 못 할망정 색깔론으로 보고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쁜 이들로 매도한다. 부자들에 대한 시기심으로 치부한다. 참으로 가증한 일이다. 불에 타서 죽고 떨어져 죽은 이들이 겪은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을 돌아보지 못한 죄 때문에 눈물 흘려야 한다. 오히려 그들을 매도하니 얼마나 완악한 일인가.

고아와 과부를 기억하라는 성경은 온데간데없다. 야곱이 20년 만에 엄청난 부자가 되었고, 욥이 축복을 두 배로 받은 것에만 관심 둘 뿐이다. 하지만 성경은 야곱이 20년 만에 부자가 된 것, 욥의 재산이 두 배로 불어난 것에 관심 갖지 말라고 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는 안개요, 하나님과 함께 섬길 수 없는 맘몬이라고 말한다. 하나님보다 맘몬을 추구하니 화려해진 예배당에는 가난한 자들이 앉을 자리가 없다.

소돔과 고모라는 가증한 일을 했다. 가증한 일이란 자기 집에 찾아온 나그네를 돌보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폭행했다는 말이다. 소돔과 고모라 시대 나그네는 가장 돌보아야 할 존재였다. 나그네는 남성만을 뜻하지 않는다. 여성과 아이들도 포함된다. 이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성폭행도 포함된다.

우리 시대 나그네는 누구인가?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 외국인 노동자, 결혼하려고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여성들이다. 또한 전쟁의 참화 속에서 희생당한 이라크 사람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과연 이들을 얼마나 돌보는가?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여성들을 한국 교회는 얼마나 돌보고 있는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한국 교회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한국 교회는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가 가난한 자를 돌아보지 않고, 나그네를 학대한 사실에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세속 사회를 비판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그 길을 따라가면 버림받는다. 버림받기 전에 부자와 성공을 꿈꾸지 말고, 나그네를 학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를 돌아보고, 나그네를 돌보는 한국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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