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6 20:26

고난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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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예루살렘에 들어가자마자 내가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버지의 집' 성전이다.
하지만 차마 눈뜨고 볼 수 없구나.
20여년 만에 와본 성전은 더 이상 성전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권력과 이권이 판치는 더러운 곳으로 바뀌었구나.
하나님의 성전을 맡은 너희 제사장들과 지도자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땅에 짓밟았구나.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통해 그토록 하늘의 뜻이 이뤄지기를 바랐건만
너희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되었구나. 마치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처럼 말이다.




'화요일'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아.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들아.
너희가 성경을 안다고 떠들지만 너희는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들을 수없이 죽인 너희 조상들처럼
이젠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려 하지 않느냐.
부활도 믿지 않고, 다윗의 주가 되신 그리스도를 오히려 오해하지 않느냐.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온갖 종교적 행위를 일삼는 너희들아. 아버지의 심판이 두렵지 않느냐.

'수요일'
이제 내일모레면 내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날이다.
하지만 답답하구나. 그토록 수없이 얘기했건만 너희 제자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구나.
하지만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는 알고 있었구나.
그녀가 내게 값진 향유를 부은 것을 너희는 오히려 '아깝게 허비했다'고 말하지만 실상 그녀는 나의 장례를 미리 준비한 것이니라.
겉으로, 말로는 나를 사랑한다는 이들이 많지만 실상 이 여인처럼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는 드물구나.

'목요일'
오늘 저녁 나는 열두 제자들의 발을 씻었노라.
제자들은 당황스러워했지만 나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제자가 되어 내 뜻을 이 땅에 이루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바랐다.
하지만 몇 시간 후 그들은 나를 버리고, 나를 부인하고, 나를 배반할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의 발을 씻기고 그에게 떡과 포도주를 주었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양떼들을 최후까지 지키기 위함이었다.
나를 향해 침뱉고 주먹으로 때리고 채찍으로 내리치는 자들에게도 내가 반항하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최후의 만찬
제자들의 발을 씻기다
게세마네 동산의 기도

베로니카
구레네 시몬

'금요일'
드디어 너희는 나를 십자가에 못박았구나.
하지만 못박힌 손과 발보다 나를 더 아프게 했던 것은 나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한 너희의 온갖 술수와 거짓, 잔인함이었다.
내가 하늘을 향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고통의 호소를 올렸던 것도
십자가의 고통보다는 온갖 가식과 속임수로 가득찬 이리떼를 닮은 너희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 아버지의 뜻은 그런 너희들까지도 사랑하는 것,
내 고통과 내 눈물, 내 죽음의 의미를 너희는 아느냐.




'토요일'
무덤에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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