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성경은 없고 이벤트와 게임만 무성한 성경학교 다시 생각할 때


"흰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해 명랑하게 솟아 오른다~" 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유영희 씨가 작사하고 박재훈 씨가 작곡한 이 노래는 아마도 한국교회의 역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불려진 대표적인 '여름성경학교교가'입니다.


성경학교가 시작하면 선생님들이 앞에 나와서 이 노래를 따라 율동을 합니다. 단순하고 따라하기 쉬운 율동은 그야말로 성경학교 기간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만큼 중얼거리게 했습니다. 또 어른들은 교회 한 쪽에서 아이들이 이 노래를 부르고 다니면 "아 벌써 성경학교구나" 라며 자신들의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지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 대신 화려한 율동과 전자음악, 그리고 영상을 보며 영어가 섞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초등학생들이 위의 노래를 알까요. 달라진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선생님과 함께 배우는 공과공부시간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짚어주시며 한 구절씩 외우게 하고, 그 내용을 쉽게 해석해주면서 가르치시던 선생님들의 땀방울 맺힌 얼굴이 사라진 듯 합니다.


그 대신 지금은 파워포인트와 영상물, 화려한 그림과 플래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왠만한 교회에서는 빔프로젝트가 다 있어서 더이상 성경책을 펴가며 머리를 맞대고 구절을 암송하던 광경은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의 아이들이야 책 보다는 컴퓨터게임에 익숙하고, 동영상과 에니메이션에 더 익숙할 지 모르고, 또 그런 방법이 결코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염려가 되는것은 오늘날의 아이들 손에서 '성경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침이 묻고 가죽이 헤어진 할머니의 성경책은 어떤 의미일까요. 새까맣게 줄을 치며 읽어가는 성경책 보다는 MP3와 노트북, 그리고 대형 화면에 띄워주는 '말씀'으로 대신하고 있음을 보면 뭔가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아이들이 성경책을 멀리하거나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 않는것 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지 어린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성경책'은 많으나 '말씀'은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서점에 판매되는 성경의 종류만 몇 백 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만큼 화려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보통 몇 권의 성경책은 꼭 있습니다. 서재에 한 권, 자동차에 한 권, 집에 한 권, 사무실에 한 권 등.


그러나 과연 성경의 지식도 그만큼 많은가가 문제겠지요. 창세기의 창조의 의미와 출애굽기의 하나님의 섭리 그리고 레위기 율법의 진정한 의미, 더 나아가 구약 역대 왕들의 행적을 통해 말씀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심정과 말라기를 통한 야훼의 분노..그리고 신약에서의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또한 사도들의 메시지와 서신들을 통해 던지는 선지자들의 메시지..그리고 종말을 경고하는 마지막 책 까지.


성경의 맥을 꿰뚫고 있는 '야훼의 마음'을 볼 때 까지 성경을 독파하고 그 말씀 앞에서 자신의 교만을 낮추며 무릎이 꿇어지는 체험을 하는 교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 것입니다. 한국교회 교인들이 너무나 가벼운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미 말씀의 깊이를 기대할 수 없게 돼 버렸고, 세상의 권세에 대해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목사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아 씁쓸해 진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어른들이 이렇다면 그 아래 어린이들이 성경을 어떻게 배울지는 뻔 한 것이 아닐까요.


다시 성경학교로 되돌아가겠습니다.  위에서 제기한 성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급기야 어린이들에게 그 영향이 그대로 미칩니다. 여름만 되면 '여름성경학교'라는 행사를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과연 '성경학교'가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교회에서는 올 여름 '성경학교'를 준비하십니까. 아니면 '게임학교' 내지는 '물놀이 학교' 혹은 '여름 그냥 캠프' 입니까. '성경학교'의 프로그램 중 '성경' 이 차지하는 분량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혹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성경을 좀 더 쉽게 가르치기 위해 찬양에 접목하고, 게임에 포함시키고, 놀이와 함께 배우는 것 아니냐" 라고요. 그렇다면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이 말은 "어린이들은 성경책을 읽고 이해할 수준이 못 된다" 는 것이라는 말씀인가요.


그런데 성경 본문에서는 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절을 발견할 수 있어서 잠시 소개하려고 합니다. 구약성경 신명기 31장에 보면 모세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라고 선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11) 온 이스라엘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그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로 듣게 할지니 (12) 곧 백성의 남녀와 유치와 네 성 안에 우거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로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


이 중 12절을 보면 "곧 백성의 남녀와 유치와.." 에서 '유치(children)' 라는 단어가 보입니다. 오늘날의 '유치원' 정도의 연령대 아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어른들에게 이 아이들과 더불어 율법을 '낭독'(11절) 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늘날의 성경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고어(古語)체로 돼 있다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현대어성경이나 현대인의성경 등과 같이 본문의 내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번역된 성경들이 많이 있습니다.


흔히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 고 설교를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인들 또한 그 '말씀' 을 들을 기회보다는 짧은 설교시간에 목사의 주장, 목사의 사담, 목사의 정치적 견해, 목사의 간증 을 듣기에 시간을 보내버리는 현실입니다.


그런 관행들이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나 전도사들에게 그대로 전수돼서 그야말로 일년에 단 한 번 개최되는 '여름 성경학교' 에서도 어린이들에게 '성경말씀' 보다는 온갖 화려한 영상이나 게임, 그리고 노래와 이벤트로 다 채워버리기 일쑤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몇 가지 분석과 견해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 교회가 재미가 없어서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의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과의 진한 만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린이들에게 성경이 어렵다고 착각해서도 안됩니다. 다만 그것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풀어주는 실력이 목회자들이나 교사들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성경학교가 이벤트를 하는 기간이라고 착각해서도 안됩니다. 성경학교는 그야말로 '성경'이 주제가 되는 아주 중요한 기간입니다. 결코 이벤트나 게임, 온갖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치장하는 기간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컴퓨터, 에니메이션, 이벤트, 영상으로부터 해방시켜서 그들의 손에 '성경책'을 들려주는 기간입니다.


끝으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성경학교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에 맡겨버리는 무책임한 짓을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일인당 수 만원의 회비를 주면서 연합 집회니 연합캠프에 보내는 교회가 늘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교사들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고, 딱히 프로그램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에 시행하지만, 거기에 인도하는 강사들은 여러분 교회 아이들의 개인적인 사정을 알 지 못하기에 '재미'는 있어도 '의미' 는 없는 행사가 될 위험이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그 어느때보다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이 위기가 기성세대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들의 다음세대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사람은 있으나 성도는 없는' 교회가 될 위험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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